연봉 ÷ 2,080의 문제
시급을 낼 때 흔히 쓰는 식은 연봉 ÷ (주 40시간 × 52주) = 연봉 ÷ 2,080입니다. 연봉 4,500만 원이면 21,600원쯤 나옵니다. 이 숫자에 빠진 것이 세 가지입니다.
- 세금과 보험료: 손에 들어오는 건 4,500만 원이 아니라 3,800만 원대입니다.
- 통근과 준비 시간: 하루 왕복 80분에 준비 30분이면 근무일마다 1시간 50분이 더 묶입니다. 연 240일이면 440시간, 근무 시간의 23%입니다.
- 일하기 때문에 나가는 돈: 교통비, 점심값, 출근용 옷. 재택이면 안 썼을 지출입니다.
이 셋을 넣으면 21,600원이 15,000원대로 내려갑니다(실수령 3,870만 원 − 지출 300만 원 = 3,570만 원 ÷ 2,360시간 = 15,127원). 어느 쪽이 맞는 숫자냐고 하면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회사가 내 시간에 매기는 값은 명목 시급이고, 내가 한 시간을 내주고 실제로 받는 값은 실질 시간당 가치입니다. 무언가를 시간과 맞바꿀지 판단할 때는 후자를 씁니다.
통근 시간이 실제로 얼마인가
하루 왕복 80분, 연 240일이면 320시간입니다. 하루 8시간 근무로 환산하면 40일, 두 달치 근무일에 가깝습니다. 실질 시급 15,127원을 곱하면 연 484만 원어치의 시간입니다.
이 숫자가 쓰이는 자리는 분명합니다. 회사 근처로 이사할지 고민할 때, 월세가 20만 원 비싼 대신 통근이 편도 40분 줄어든다면 연 240만 원 추가 지출에 연 320시간(약 484만 원어치)을 아끼는 거래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아낀 시간이 돈이 되지 않고 잠이나 저녁 시간이 되겠지만, 적어도 비교할 기준은 생깁니다. 통근 비용을 교통비·차량비 기준으로 보려면 출퇴근 비용 비교 계산기가 있습니다.
무급 야근의 산수
급여가 정해져 있고 야근 수당이 없다면, 야근 1시간은 실질 시급을 그만큼 희석시킵니다. 연 구속 시간 2,360시간에 실수령에서 지출을 뺀 3,570만 원이면 시간당 15,127원인데, 주 5시간씩(연 240시간) 무급 야근을 하면 연 구속 시간이 2,600시간이 되어 13,731원으로 내려갑니다. 9% 감소입니다.
포괄임금제라면 계약서에 이미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 수당이 포함돼 있다고 봅니다. 그 시간을 넘겨 일하는 부분은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어디까지가 포함인지는 계약서의 명시 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실제 근로시간이 법정 한도를 넘는지는 주 52시간 체크, 연장근로 수당 금액은 연장근로수당 계산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행 서비스 판단에서 자주 틀리는 부분
"내 시급이 2만 원인데 청소 대행이 시간당 2만 원이면 맡기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은 조건이 붙어야 성립합니다. 아낀 4시간에 실제로 2만 원씩 벌 수 있어야 하는데, 월급제 직장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말 4시간을 아껴도 통장 잔고는 8만 원 줄어들 뿐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판단 기준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 대행비가 실질 시급보다 한참 낮으면: 맡기는 쪽이 대체로 합리적입니다. 시간을 돈으로 못 바꾸더라도 그 시간에 쉬는 값어치가 그 정도는 됩니다.
- 비슷한 수준이면: 계산으로는 답이 안 나옵니다. 그 일을 하는 게 싫은지, 하면서 오히려 정리가 되는지 같은 걸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 대행비가 실질 시급보다 한참 높으면: 직접 합니다. 다만 그 일에 특수 장비나 기술이 필요해 내가 하면 두 배 걸리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 부업·초과근무로 시간을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으면: 이때는 표를 그대로 읽어도 됩니다. 이 경우 기준은 실질 시급이 아니라 부업의 시간당 수입입니다.
이 계산이 답하지 않는 것
시간당 가치를 계산하면 모든 선택을 효율로 재단하고 싶어지는데, 그건 이 숫자의 용도가 아닙니다. 잠, 아이와 보내는 시간, 산책은 시급으로 환산되지 않고 환산할 이유도 없습니다. 여기서 나온 숫자는 비교 가능한 두 선택지가 있을 때만 씁니다. 이사할지, 대행을 쓸지, 이직 제안의 통근 시간 증가를 연봉 인상이 덮는지 같은 자리입니다.
연봉이 바뀌었을 때 실수령 변화는 연봉 인상 계산기, 근무 시간 자체를 집계하려면 근무시간 계산기, 시급제 급여는 시급 계산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통근 시간을 왜 구속 시간에 넣나요?
일을 하지 않으면 쓰지 않았을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직이나 이사를 비교할 때 통근을 빼고 계산하면 편도 1시간짜리 직장과 도보 10분 직장이 같은 조건으로 보입니다. 다만 통근 중에 책을 읽거나 잠을 자서 그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면 체크를 풀고 계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 가지로 다 돌려 보고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재택근무면 어떻게 넣나요?
통근 시간을 0으로, 업무 관련 지출도 크게 줄여서(교통비 제외, 식대는 집밥 기준) 넣으면 됩니다. 같은 연봉이라도 실질 시간당 가치가 상당히 올라갑니다. 주 2회 출근 같은 하이브리드라면 통근 시간에 출근 비율을 곱해서 넣으세요. 왕복 80분에 주 2회 출근이면 하루 평균 32분입니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도 쓸 수 있나요?
쓸 수 있지만 소득 항목을 조심해야 합니다. 연 소득에는 세금과 보험료를 다 낸 뒤의 실수령을 넣고, 사업 비용은 "업무 관련 지출" 칸에 넣으세요. 근무일과 근무 시간도 실제 청구 가능한 시간이 아니라 일에 묶인 전체 시간으로 넣어야 실질값이 나옵니다. 반대로 받아야 할 단가를 역산하려면 프리랜서 단가 역산 계산기 쪽이 맞습니다.
실수령 비율을 어떻게 정하나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급여명세서의 실지급액 12개월치를 합해 연 실수령을 구하고 "세후 실수령 기준"으로 넣는 것입니다. 명세서가 없으면 기본값을 쓰되, 연봉 구간별로 대략 3천만 원대 89%, 4~5천만 원대 85%, 7천만 원대 80%, 1억 74% 정도를 참고하세요. 부양가족이 많거나 비과세 식대가 큰 경우 이보다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