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서 총액을 가전별로 쪼개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은 대체로 에어컨입니다. 여름에는 맞는 경우가 많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다릅니다. 하루 종일 돌아가는 냉장고, 보온 상태로 켜져 있는 밥솥, 켜 두고 자리를 뜨는 컴퓨터처럼 소비전력은 작지만 시간이 긴 것들이 합쳐지면 만만치 않은 몫이 됩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소비전력(W) × 하루 사용시간 × 30.4일 ÷ 1000 = 월 사용량(kWh). 1000W짜리를 하루 1시간 쓰면 월 30kWh, 100W짜리를 하루 10시간 써도 똑같이 30kWh입니다. 전력과 시간의 곱이 같으면 결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전기 많이 먹는 가전"을 정격 소비전력만으로 줄 세우는 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누진제 때문에 생기는 착시
주택용 전기요금은 구간을 넘어선 부분에만 높은 단가가 붙습니다. 기타 계절 저압 기준으로 200kWh까지는 kWh당 120원, 400kWh까지는 214.6원, 그 위는 307.3원입니다. 여기에 기본요금까지 구간마다 달라져서 400kWh를 넘는 순간 기본요금이 1,600원에서 7,300원으로 뜁니다.
이 구조 때문에 "이 가전이 전체의 20%를 쓰니 요금도 20%"라고 계산하면 틀립니다. 사용량을 줄일 때 빠지는 것은 언제나 가장 비싼 마지막 구간부터이기 때문입니다. 월 450kWh를 쓰는 집에서 50kWh를 줄이면 307.3원짜리 구간이 통째로 빠지고 기본요금까지 내려가, 절감액이 사용량 비중보다 훨씬 큽니다. 이 계산기의 "안 쓰면 줄어드는 요금" 칸이 그 값입니다.
정격 소비전력을 그대로 넣으면 안 되는 가전
제품 라벨의 소비전력은 최대로 돌 때의 값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가전들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가전 | 정격 표시 | 실제 평균 | 이유 |
|---|---|---|---|
| 냉장고 | 100~200W | 30~60W | 압축기가 돌았다 멈추기를 반복 |
| 에어컨 (인버터) | 1,500~2,500W | 400~900W | 설정 온도 도달 후 출력을 낮춤 |
| 세탁기 | 300~2,000W | 회당 0.2~1kWh | 온수 사용 여부에 따라 큰 차이 |
| 보일러 순환펌프 | 50~150W | 가동 시간만 | 난방 도는 동안에만 소비 |
가장 정확한 방법은 에너지소비효율 라벨의 월간 소비전력량을 720으로 나눠 평균 W로 바꿔 넣고 사용시간을 24로 두는 것입니다. 라벨이 없다면 몇천 원짜리 콘센트형 전력측정기를 꽂아 며칠 재 보면 확실합니다.
줄일 곳을 고르는 순서
절감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대개 이런 순서가 나옵니다.
- 사용시간이 긴 고전력 가전: 에어컨, 전기히터, 건조기. 시간을 조금만 줄여도 kWh가 크게 빠집니다.
- 상시 켜져 있는 중전력 가전: 김치냉장고, 보온 중인 밥솥, 셋톱박스. 보온을 끄고 필요할 때 데우는 것만으로 월 20kWh 안팎이 줄어드는 집이 있습니다.
- 노후 가전 교체: 10년 넘은 냉장고는 최신 1등급 제품의 두 배 이상 쓰기도 합니다. 다만 교체 비용을 회수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 대기전력: 개별로는 1~3W라 작지만 개수가 많으면 월 10kWh를 넘기도 합니다. 효과 대비 노력이 큰 편이라 우선순위는 마지막입니다.
구간 경계를 아는 것의 값어치
누진 구간 경계 바로 아래에 있는 집이라면, 몇 kWh를 줄이는 것이 요금에서는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이 계산기의 "다음 구간까지" 항목이 그 여유를 보여 줍니다. 남은 여유가 20kWh라면 건조기를 몇 번 덜 돌리는 정도로도 구간을 지킬 수 있고, 그때 아끼는 돈은 사용량으로 환산한 것보다 큽니다.
가전 하나만 자세히 보려면 가전제품 전기요금 계산기가 있고, 사용량만 알 때 전체 청구액을 보려면 전기요금 계산기를 쓰세요. 이 계산기는 그 둘 사이, 여러 가전을 나란히 놓고 비중과 순위를 보는 자리입니다. 에어컨만 따로 보려면 에어컨 전기요금 계산기, 조명을 LED로 바꿀 때의 효과는 LED 교체 절감 계산기, 겨울 난방비는 난방비 절약 계산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냉장고 소비전력을 몇 W로 넣어야 하나요?
제품에 붙은 에너지소비효율 라벨의 월간 소비전력량(kWh/월)을 720으로 나누세요. 월 32kWh라면 32,000 ÷ 720 = 약 44W입니다. 이 값을 넣고 사용시간은 24로 둡니다. 라벨의 정격 소비전력(150W 같은 값)을 그대로 넣고 24시간을 곱하면 실제의 서너 배가 나옵니다. 압축기가 계속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전 합계와 실제 사용량이 안 맞습니다.
기타 사용량 칸을 조절해 맞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지서의 실제 월 사용량에서 가전 합계를 뺀 값을 기타 칸에 넣으면 전체 요금이 실제와 맞춰지고, 그 상태에서 가전별 비중을 보는 것이 가장 쓸모 있습니다. 차이가 100kWh 이상이면 어딘가에 빠뜨린 가전이 있거나 소비전력을 잘못 넣은 것입니다.
왜 사용량 비중과 요금 비중이 다른가요?
누진제 때문입니다. 사용량을 줄이면 가장 비싼 마지막 구간부터 빠집니다. 월 420kWh 쓰는 집에서 전체의 10%인 42kWh를 줄이면, 그 42kWh는 kWh당 307.3원짜리 구간에서 빠지고 기본요금도 7,300원에서 1,600원으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요금 절감은 10%가 아니라 20% 가까이 됩니다. 표의 "안 쓰면 줄어드는 요금" 칸이 이 계산을 반영한 값입니다.
대기전력은 어떻게 넣나요?
따로 넣기보다 기타 사용량에 포함하는 편이 편합니다. 일반적인 가정의 대기전력 합계는 월 5~15kWh 정도로 보고됩니다. 굳이 따로 보고 싶다면 셋톱박스 10W, 전자레인지 2W, 공유기 6W처럼 각각을 24시간으로 넣으면 됩니다. 개별 금액은 작지만 셋톱박스처럼 대기전력이 큰 기기는 월 몇 kWh를 차지합니다.
이 결과가 고지서와 얼마나 다를 수 있나요?
입력한 소비전력과 사용시간이 정확하다면 사용량은 비슷하게 나옵니다. 요금 쪽은 검침일 차이, 복지·다자녀 할인, TV 수신료 2,500원, 아파트 공용 전기 배분 때문에 수천 원에서 만 원 이상 벌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검침일이 월중이면 계절 경계가 되는 6~7월과 8~9월 요금이 두 달치 요금표로 일할 계산되어 차이가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