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환산표는 없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TOEIC 850점이 TOEFL 몇 점인지 알려 주는 공식 환산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험을 만든 기관들이 그런 표를 내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험마다 측정하는 능력, 문항 형식, 응시자 집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TOEIC L&R은 비즈니스 상황의 듣기·읽기만 보고 말하기와 쓰기가 없습니다. TOEFL iBT는 학술 영어를 네 영역으로 봅니다. IELTS는 대면 인터뷰로 말하기를 봅니다. 같은 사람이 두 시험을 봐도 상대적 성적이 다르게 나옵니다.
그럼에도 대략의 대응을 알고 싶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어떤 시험으로 갈아탈지 정할 때, 지금 수준으로 목표 점수가 현실적인지 볼 때 필요합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유일한 공통 축이 CEFR입니다.
CEFR이 공통 축이 되는 이유
CEFR(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은 언어 능력을 A1·A2·B1·B2·C1·C2 여섯 단계로 기술한 기준입니다. 점수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정의되어 있어서, 각 시험 주관사가 자기 점수의 어느 지점이 어느 레벨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발표합니다. ETS는 TOEIC과 TOEFL의 CEFR 대응을, IELTS와 TEPS도 각각 자기 대응표를 공개합니다.
이 계산기는 그 발표된 대응선들을 이어 붙여 만든 것입니다. A라는 시험의 점수를 CEFR 축 위 어디쯤인지 계산하고, 그 위치를 다시 B 시험의 점수로 되돌립니다. 그래서 결과는 두 번의 근사를 거친 값이고, 구간을 넓게 잡아 표시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 CEFR | 상태를 말로 하면 | TOEIC 대략 |
|---|---|---|
| A2 | 익숙한 일상 주제를 짧게 주고받음 | 225~545 |
| B1 | 익숙한 주제의 요점을 이해하고 설명함 | 550~780 |
| B2 | 업무·전공 주제에서 의견을 논리적으로 폄 | 785~940 |
| C1 | 긴 글의 함의까지 파악하고 유창하게 표현 | 945~990 |
| C2 | 거의 모든 것을 어려움 없이 이해·표현 | TOEIC으로는 변별 불가 |
표 마지막 줄이 환산의 한계를 잘 보여 줍니다. TOEIC은 990점이 상한이라 C1 위쪽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TOEIC 만점자와 TOEFL 118점자를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말하기 시험은 특히 어긋난다
OPIc과 TOEIC Speaking을 지필 시험으로 환산할 때 오차가 가장 큽니다. 한국 응시자 중에는 TOEIC 900점대인데 OPIc IM 등급인 경우도, TOEIC 700점대인데 IH를 받는 경우도 흔합니다. 읽기·듣기와 말하기가 서로 다른 훈련으로 늘기 때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지필 점수는 말하기 성적의 상한을 짐작하는 정도로만 쓰고, 말하기 등급이 필요하면 그 시험을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OPIc은 특히 시험 형식(자기소개, 롤플레이, 돌발 주제)에 대한 대비가 등급을 크게 좌우해서, 영어 실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느 시험을 볼지 정할 때
- 국내 취업·승진: TOEIC이 여전히 가장 넓게 인정됩니다. 말하기 성적을 별도로 요구하는 곳이 늘어 OPIc이나 TOEIC Speaking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국내 대학원·편입: TOEIC 외에 TEPS를 인정하거나 요구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학교 공고에 인정 시험 목록이 나옵니다.
- 해외 학위 과정: TOEFL iBT나 IELTS만 인정됩니다. TOEIC은 대체로 받지 않습니다.
- 이민·비자: 국가마다 지정 시험이 다르고 IELTS 계열이 넓게 쓰입니다. 유효기간(대체로 2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유효기간
대부분의 어학 성적은 응시일로부터 2년입니다. TOEIC, TOEFL, IELTS, TEPS, OPIc 모두 2년이 기본이고, 기관에 따라 "지원 마감일 기준 2년 이내"처럼 계산 시점을 따로 정합니다. 채용 시즌에 맞춰 성적을 만들 때는 유효기간이 서류 마감일까지 살아 있는지 날짜를 세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남은 날짜는 디데이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표 점수까지의 학습 시간을 잡으려면 목표 시간 역산 학습 계획 계산기, 단어 암기 일정은 단어 암기 계획 계산기가 있습니다. 어학 성적을 요건으로 하는 자격증의 비용 대비 효과는 자격증 취득 비용 대비 효과 계산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환산 결과를 지원서에 써도 되나요?
안 됩니다. 공식 환산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기관에서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적 대체가 필요하면 그 기관이 인정하는 시험을 직접 응시해 성적표를 받아야 합니다. 이 계산기는 어느 시험을 볼지 정하거나 목표 점수가 현실적인지 가늠하는 용도입니다.
구간이 왜 이렇게 넓게 나오나요?
좁게 잡으면 틀리기 때문입니다. 시험 간 대응은 원래 사람마다 편차가 커서, TOEIC 800점인 열 명이 TOEFL을 보면 60점대부터 90점 가까이까지 흩어집니다. 좁은 숫자 하나를 제시하면 정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빗나갑니다. 구간의 아래쪽을 보수적인 예상치로 삼는 편이 안전합니다.
TOEIC 만점이면 TOEFL도 만점 가까이 나오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TOEIC L&R에는 말하기와 쓰기가 없고 문항 난이도의 상한도 TOEFL보다 낮습니다. TOEIC 990점이 CEFR로는 C1 구간의 시작 부근이고, TOEFL의 C2 구간(114점 이상)에는 못 미칩니다. TOEIC 만점자가 TOEFL에서 100점 안팎을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TEPS 점수는 옛날 점수와 기준이 다르지 않나요?
다릅니다. TEPS는 2018년 5월에 개편되어 만점이 990점에서 600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계산기는 개편 이후 600점 만점 기준입니다. 구 TEPS 점수를 가지고 있다면 서울대 TEPS관리위원회가 안내하는 신구 점수 대응을 먼저 확인하세요. 그리고 2018년 이전 성적은 유효기간이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OPIc IH와 TOEIC Speaking Lv.6 중 어느 쪽이 높나요?
단순 비교가 어렵습니다. 두 시험 모두 말하기를 보지만 채점 기준과 등급 분포가 다릅니다. 기업 채용 공고에서는 대체로 OPIc IM2~IH와 TOEIC Speaking Lv.6을 비슷한 선으로 함께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것도 기관이 정한 인정 기준일 뿐 실력의 등가는 아닙니다. 지원하려는 곳의 인정표를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